에세이 3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 김은주

작가님이 우리를 정말 키우기 까다롭고 조금만 잘못했다 싶으면 픽 죽어버릴 것만 같은 식물로 대하면서 쓴 글 같다.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함이 느껴졌다. 나라는 화분에 좋은 영양제를 꽂아주고, 미네랄 가득한 물을 뿌려주는 것 같은 기분. 내가 이렇게 하는게 잘 못 된건 아닐까 싶었던 생각들에도 '다 괜찮아요. 괜찮아요'라고 위로해줘서 힘이 된 책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의 한 부분은, P.212 시간이 약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상처를 낫게 하고 힘든 감정을 옅어지게 해줄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괜찮아질 때까지 계속 아파야 한다면, 괜찮아질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괜찮아져보자. 정말 합리적인 생각인 것 같아서 극 공감했다. 어차피 괜찮아질건데, 미리 괜찮아져버리지 뭐...

크리스마스 피그 - J.K. 롤링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나는 표지의 이 책은 해리포터를 쓴 J.K.롤링의 소설이다. 역시나 이야기 풀어가는 기술이 뛰어난 분이다 보니 너무 긴박감 넘치고 책을 읽으면서도 다음 장 내용이 너무 궁금해지는 스토리라 이 책이 1권이고, 2권이 따로 있으면 어쩌지. 나 2권 안 샀는데.. 불안해하면서 이틀만에 다 읽어버린 책이다. 주인공 잭이 너무나 아끼는 애착 인형을 잃어버려서 그 인형을 되찾기 위해 떠나는 모험의 내용인데, 나도 어릴 적 애착 인형을 잃어버리고 너무나 슬퍼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감정 이입이 많이 되더라. 나도 되찾고 싶어. 내 인형. 아이들에게 소중한 물건 또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아이들 시선으로 이야기를 푼 것 같지만, 읽다보면 어른들의 검은 마음들, 사회의 부조리한 행태..

그러라 그래 - 양희은 에세이

제목이 너무나 끌리지 아니한가. 그러라 그래~ 그 말이 주는 여유로움이 너무나 좋아서 바로 구매한 책이다. 스스로 보기에도 불안장애라고 여겨질 만큼 걱정, 근심, 불안이 많은 나로서는 쿨하게 아 그래. 그러라 그래 라는 말은 그리 쉽게 내뱉어지지 않는다.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 난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결정 되어지지 않은 일에도 온갖 검은 가지들을 뻗어가며 슬프고 불안한 생각에 휩싸여서 아까운 시간을 끙끙대며 보낼 때가 참 많다. 나도 이렇게 한마디 외치고 그냥 흘려버리고 싶은데 말이다. 주변에 현명한 어른 언니가 없는 나에게 동네에 지혜롭고 푸근한 언니가 찾아와 같이 차 한잔 하면서 도란도란 따듯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의 책이라 너무나 위로 받으며 읽어내려갔다. 사람 사는거 다 거기서 거기..